2026년 정부 AI 예산 9.9조원 시대, 공공 AI 인프라 사업 완벽 정리

안녕하세요! 성징어의 IT 잉크사이트(IT Ink-Sight) 성징어입니다.

지난 3월 국가AI전략위원회가 내놓은 자료 한 장을 보고 저는 숫자를 두 번 확인했습니다. 41개 부처와 기관에 흩어진 738개 AI 관련 사업, 그리고 총액 9.9조원. 작년 예산의 세 배에 가까운 규모였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AI 시대에 하루 늦으면 한 세대 뒤처진다”고 말했다는 기사를 함께 읽으면서, 정부가 이번만큼은 정말 속도를 내려는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숫자가 커질수록 궁금해지는 것도 많아집니다. 이 예산이 실제로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국가AI컴퓨팅센터 같은 대형 사업은 지금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그리고 이렇게 급하게 늘어난 예산 중 예비타당성 조사조차 거치지 않은 사업이 얼마나 되는지까지 말입니다. 오늘은 AI 예산 9.9조원을 둘러싼 이 그림 전체를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9.9조원, 어떻게 나온 숫자인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비롯한 41개 부처와 기관이 편성한 2026년도 AI 관련 예산은 738개 사업, 총 9.9조원 규모입니다. 정부는 올해를 ‘AI G3 도약 원년’으로 못박았고, 이 슬로건에 걸맞게 예산 규모도 전년 대비 세 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부처별로 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5.1조원으로 전체의 51%를 차지해 압도적인 비중을 보였습니다. AI 인프라와 원천기술 개발을 책임지는 만큼 예산 쏠림도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뒤를 이어 산업통상자원부가 1.7조원(17%)으로 산업 전반의 AI 융합·응용을 지원하고, 중소벤처기업부가 0.9조원(9%)으로 유망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AI 전환을 뒷받침합니다. 나머지는 41개 부처에 잘게 나뉘어 있어서, 국가 차원의 AI 투자가 특정 부처만의 일이 아니라는 정부 의지가 읽힙니다.

다만 이 통합 수치를 볼 때 주의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와 별개로 2026년도 자체 예산 9조 4,342억원을 확정하면서, 그중 산업 전반의 AI 확산을 위해 1.1조원을 투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국가AI전략위의 통합 설명자료가 말하는 ‘산업부 1.7조원’과 산업부 자체 발표의 ‘1.1조원’은 집계 기준과 사업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차이로 보입니다. 저는 이런 숫자 차이를 마주할 때마다, 정부 예산 자료를 인용할 때는 반드시 출처와 집계 범위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는 걸 다시 느낍니다. 컨설팅 보고서에 숫자를 인용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국가AI컴퓨팅센터, 이번엔 진짜 첫 삽을 뜬다

9.9조원 중에서도 가장 상징적인 사업은 역시 국가AI컴퓨팅센터입니다. 이 사업의 역사를 짚어보면 순탄치 않았습니다. 2025년 1월 처음 공모를 시작할 때만 해도 2027년 개소가 목표였습니다. 그런데 첫 공모와 두 번째 공모 모두 응찰 기업이 나타나지 않아 유찰됐습니다. 총사업비 2조 5천억원이 넘는 대형 프로젝트인데도 선뜻 나서는 민간 기업이 없었던 겁니다.

비즈한국이 짚은 유찰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민간 기업 입장에서 투자 대비 수익성을 확신하기 어려웠고, 정부 주도 구조 아래에서는 운영 자율성도 제한적이었습니다. 결국 정부는 2025년 9월 3차 공모에 나서면서 조건을 대폭 손질했습니다.

지분구조 대수술 — 공공 51%에서 민간 70%로

3차 공모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지분구조였습니다. 기존에는 공공 51%, 민간 49% 구조였는데, 이를 공공 지분 30% 미만, 민간 지분 70% 초과로 뒤집었습니다. 민간 기업들이 토로했던 ‘투자 유인 제약’과 ‘수익 보장 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여기에 공공의 투자 환매권도 삭제됐고, 국산 AI 반도체 NPU 의무 채택 조건까지 함께 빠졌습니다. 저는 이 결정이 꽤 과감하다고 봅니다. 국산 반도체 생태계 육성이라는 정책 목표를 일부 양보하면서까지 민간 참여를 끌어내려 한 셈이니까요. 두 차례 유찰이라는 실패를 겪은 정부가 그만큼 절박했다는 뜻으로도 읽힙니다.

이런 조건 완화 끝에 2026년 5월, 삼성SDS 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최종 확정됐습니다. 컨소시엄에는 삼성SDS를 주축으로 삼성전자, 삼성물산이 참여했고, 네이버클라우드와 카카오, KT, 클루닉스까지 더해져 총 7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국내 클라우드·통신·플랫폼 기업들이 대거 한 컨소시엄에 모인 건 이례적인 일입니다.

부지는 전남 해남, 규모는 GPU 5만장

컨소시엄이 선택한 부지는 전라남도 해남군 솔라시도 산업단지입니다. 특수목적법인, SPC는 4월 1일 설립됐고 이후 설계 준비를 거쳐 7월 착공이 예정돼 있습니다. 삼성SDS 측 설명에 따르면 개소 목표는 2029년입니다.

규모 면에서도 눈길을 끕니다. 초기 사업 계획 당시에는 GPU 1만 5천 장 규모로 논의됐지만, 디일렉이 보도한 것처럼 재공모 과정에서 목표가 GPU 5만 장 규모로 확대 재추진됐습니다. 2030년까지 이 규모를 채운다는 로드맵입니다. 저는 이 숫자가 단순한 인프라 스펙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봅니다. GPU 확보 경쟁은 결국 국가 단위 AI 개발 역량의 하한선을 정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나 중국의 딥시크발 추격전과 비교되는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해남이라는 부지 선택도 우연은 아닙니다. 솔라시도 산업단지는 원래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단지로 조성된 곳입니다. 데이터센터는 GPU 서버를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만큼 전력 수급이 사업 성패를 가르는 변수인데, 재생에너지 인프라가 이미 갖춰진 부지를 선택했다는 건 전력 조달 부담을 덜겠다는 계산이 깔린 결정으로 보입니다. 최근 몇 년간 국내 데이터센터 업계에서는 수도권 전력 공급 한계가 반복적으로 지적돼 왔는데, 이번 국가AI컴퓨팅센터가 지방의 재생에너지 인프라와 결합된 입지를 택한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고 봅니다.

컨소시엄 내부의 역할 분담도 살펴볼 만합니다. 공식적으로 세부 업무 분장이 전부 공개되진 않았지만, 참여사 면면을 보면 대략적인 그림은 그려집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서버 하드웨어 쪽을, 삼성SDS는 전체 시스템 통합과 운영을, 삼성물산은 건설과 시공을 맡을 가능성이 큽니다. 네이버클라우드와 카카오는 각각 클라우드 플랫폼 운영 노하우와 AI 서비스 연계 경험을 보태고, KT는 통신·네트워크 인프라를 지원하는 구조로 예상됩니다. 저는 이 컨소시엄 구성 자체가 국내 IT 대기업들이 국가 단위 AI 인프라 사업에서 각자의 강점을 조합해 리스크를 분산하는 모델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한 회사가 모든 걸 떠안는 대신, 여러 기업이 지분과 역할을 나눠 갖는 방식이 이번처럼 대규모 국책사업에서 오히려 현실적인 해법일 수 있습니다.

전남 해남 솔라시도 산업단지에 조성되는 국가AI컴퓨팅센터 부지 이미지

해외는 얼마나 쓰고 있나 — 미국, 중국과 비교해보면

한국의 9.9조원이 큰 숫자인지 아닌지는 비교 대상이 있어야 감이 잡힙니다. 미국은 이미 민간 주도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통해 수백조원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를 예고한 상태입니다. 오픈AI와 오라클, 소프트뱅크가 함께 발표한 이 프로젝트는 향후 몇 년에 걸쳐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 구조입니다. 정부 예산이 아니라 민간 자본이 주도한다는 점에서 한국의 국가AI컴퓨팅센터와는 결이 다릅니다.

중국은 딥시크발 충격 이후 정부와 국영기업이 합세해 자국산 AI 반도체와 인프라 자립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 속에서도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합니다. 저는 이 두 나라의 접근 방식을 놓고 보면, 한국의 9.9조원은 절대 규모로는 미국에 비할 바가 못 되지만, 국가가 직접 나서서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중국식 국가 주도 모델에 더 가깝다고 봅니다. 다만 지분구조를 민간 70%로 열어둔 걸 보면, 순수한 국가 주도 모델도 아닌 절충형에 가깝습니다.

일본 역시 소프트뱅크와 정부가 손잡고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늘리는 중이고, 유럽연합은 개별 국가 단위보다 EU 차원의 공동 AI 인프라 투자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각국이 규모와 방식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컴퓨팅 인프라를 국가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는 점만은 분명합니다. 한국이 9.9조원이라는 숫자로 이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셈인데, 문제는 절대적인 자금 규모보다 이 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집행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예타 면제 14건, 왜 문제로 지적되나

예산이 급격히 늘어난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2026년 신규 사업 중 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된 사업은 총 20개인데, 이 중 14개가 AI 관련 사업입니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의 AI 기반 분산전력망 산업 육성 사업만 해도 총사업비가 1조 29억원에 달하고, 과기정통부의 인간·AI 협업형 거대행동모델, 이른바 LAM 개발 사업과 피지컬 AI 기반 소프트웨어 플랫폼 연구개발 사업도 예타 면제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문제는 이 사업들 상당수가 구체적인 사업계획이나 수요조사 없이, 단지 연구개발 사업이라는 이유로 예타 면제를 받았다는 점입니다. 예타 제도 자체가 연구개발 사업에는 상대적으로 관대하게 적용되긴 하지만, 사업비가 조 단위에 이르는 대형 사업까지 이런 식으로 면제되는 게 적절한지는 따져볼 문제입니다. 여러 부처가 비슷한 사업에 동시에 뛰어드는 중복 투자 우려도 함께 제기됩니다. 내년에 6천억원 넘게 투입되는 AI 응용제품 신속 상용화 지원사업만 해도 10개 부처가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컨설팅 업계 종사자로서 다소 복잡한 감정을 느낍니다. 예산이 풀려야 사업 기회가 생기는 건 사실이지만, 사업계획 없이 배정된 예산은 결국 집행 단계에서 부실 사업으로 흐를 위험도 함께 커집니다. 예타 면제가 필요한 사업과 그렇지 않은 사업을 가르는 기준이 지금보다 더 명확해질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다른 나라 사례와 비교해보면 이 딜레마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미국은 예산 편성 자체가 의회 승인 절차를 거치긴 하지만, 국방수권법 같은 안보 관련 예산은 별도 심사 없이 통과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다만 미국은 민간 자본이 투자 리스크를 대부분 떠안는 구조라서, 정부 예산의 타당성 검증 부담 자체가 한국보다 훨씬 적습니다. 한국처럼 정부 예산 비중이 큰 구조에서는 예타 면제 확대가 곧바로 재정 건전성 논쟁으로 이어질 소지가 크다는 점에서, 저는 이 문제를 좀 더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고 봅니다.

AI 거품론, 국내에도 상륙했나

해외에서 시작된 AI 거품론이 국내 예산 논의에도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산업종합저널이 짚은 표현대로 “돈만 쓴다고 G3가 되나”라는 질문이 업계 안팎에서 반복되고 있습니다. 시사저널 칼럼도 AI 거품론이 어디까지 진짜인지를 다뤘는데, 결론은 명확하게 나지 않았습니다. 글로벌 빅테크의 AI 투자 대비 수익화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과, 그럼에도 장기적으로는 산업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반론이 팽팽하게 맞서는 상황입니다.

한국 정부 예산에 이 거품론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조심스럽습니다. 민간 기업의 투자 실패와 정부 예산 집행 실패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만 예타 면제로 풀린 예산이 명확한 성과 지표 없이 소진된다면, 그 자체로 ‘AI 거품’이라는 비판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정부도 유념해야 할 부분입니다. 저는 예산 규모 자체보다 집행 과정의 투명성과 성과 평가 체계가 이 논쟁의 핵심이라고 봅니다.

AI 예산 거품론 논쟁을 표현한 개념적 이미지

피지컬 AI와 지역 R&D, 예산이 퍼지는 또 다른 방향

AI 예산이 수도권 대형 인프라에만 쏠리는 건 아닙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7월 28일까지 ‘2026년 경남·전북 AX 연구개발사업’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2030년까지 5년간 1조 4,131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국책사업입니다. 제조업 현장에 AI를 접목하는 이른바 피지컬 AI, 물리적 세계와 결합된 AI 기술 개발이 핵심입니다.

저는 이 사업이 지역 균형 발전과 AI 정책이 만나는 지점이라는 점에서 흥미롭게 보고 있습니다. 국가AI컴퓨팅센터가 전남 해남에, 피지컬 AI 연구개발사업이 경남·전북에 자리잡으면서, 정부의 AI 인프라 투자가 수도권 바깥으로 분산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는 이런 국책사업 유치가 지역 IT 생태계를 키울 기회이기도 합니다.

공공 정보화 컨설팅 관점에서 왜 중요한가

여기서부터는 제 본업 이야기를 좀 더 해보겠습니다. ISP나 ISMP 사업을 제안할 때, 사업 배경과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근거 자료로 정부 예산 동향만큼 설득력 있는 게 없습니다. 이번 9.9조원 편성과 국가AI컴퓨팅센터, 피지컬 AI 국책사업 같은 구체적인 프로젝트명은 발주기관에 사업 제안을 할 때 그대로 인용할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특히 지자체나 산하 공공기관이 AI 도입 사업을 기획할 때, “정부가 이번 예산에 이런 인프라 사업을 배정했다”는 사실 자체가 사업 추진의 명분이 됩니다. 저는 최근 한 사업 제안서를 준비하면서 국가AI컴퓨팅센터 착공 소식과 지역 AX 연구개발사업 공모를 함께 인용해, 발주기관이 놓인 정책 환경을 설명하는 데 활용한 적이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최신 예산·정책 동향을 사업 배경 챕터에 반영해두면, 제안서의 시의성과 설득력이 눈에 띄게 올라갑니다.

또 하나 챙겨야 할 부분은 예타 면제 논란입니다. 예타를 거치지 않은 사업일수록 사업 관리 체계와 성과 평가 지표를 발주기관 스스로 더 꼼꼼히 설계해야 합니다. 저는 이런 사업의 ISP나 ISMP를 맡게 된다면, 예타 면제로 생략된 타당성 검토 항목의 일부를 사업관리계획 안에 자체적으로 녹여 넣는 방향을 권하고 싶습니다. 나중에 감사나 국정감사에서 지적받을 여지를 미리 줄여두는 셈이기도 합니다.

우리 기관·회사가 지금 확인해야 할 것들

9.9조원이라는 숫자는 크지만, 정작 실무에서 챙겨야 할 건 예산 총액이 아니라 우리와 관련된 세부 사업입니다. 저는 아래 몇 가지를 우선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먼저 국가AI전략위원회가 공개한 AI 예산사업 통합 설명자료를 직접 훑어보시길 권합니다. 738개 사업 목록 안에 우리 기관이나 회사와 관련된 공모, 지원사업이 숨어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부처별로 흩어진 사업을 일일이 확인하기보다 통합 자료를 먼저 보는 게 훨씬 효율적입니다.

다음으로는 지역 기반 사업 공모 일정을 챙겨야 합니다. 경남·전북 AX 연구개발사업처럼 마감일이 정해진 공모는 신청 준비 기간이 생각보다 빠듯합니다. 관심 있는 사업이 있다면 지금 바로 공모 요강을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마지막으로 예타 면제 사업에 참여하게 된다면, 사업 관리 체계를 더 촘촘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두시길 바랍니다. 타당성 검토가 생략된 만큼, 실행 단계에서의 성과 관리가 그 공백을 메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일반 기업과 개인에게는 어떤 의미인가

지금까지는 대형 국책사업과 정책 컨설팅 관점에서 이야기했는데, 이 예산이 대기업이나 정부 사업자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배정한 0.9조원 중 상당 부분은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AI 전환을 지원하는 데 쓰입니다. GPU 자원을 직접 구매하기 어려운 소규모 기업을 위한 컴퓨팅 바우처 사업이나, AI 도입 컨설팅 지원 사업이 대표적입니다.

저는 특히 지역 중소 IT기업들에게 이번 예산 편성이 실질적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국가AI컴퓨팅센터나 경남·전북 AX 연구개발사업처럼 지방에 자리 잡는 대형 사업은 필연적으로 지역 협력업체, 시스템 구축 인력, 유지보수 업체를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수도권 대기업 컨소시엄이 사업을 주도하더라도, 실제 현장 인력과 부대 서비스는 지역 업체 몫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관심 있는 지역 기업이라면 지자체나 지역 산업진흥원을 통해 관련 협력 기회를 미리 타진해보시길 권합니다.

일반 개인 입장에서도 이 예산이 완전히 남의 일은 아닙니다. AI 관련 국가 R&D 사업들이 늘면서 관련 전문인력 채용도 함께 늘고 있고, 정부 주도 AI 교육·재직자 훈련 프로그램도 이 예산의 일부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흐름을 지켜보면서, 예산 규모 자체보다 이 돈이 실제로 얼마나 많은 사람의 일자리와 역량 개발로 이어지는지가 장기적으로 더 중요한 지표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지켜볼 지점

국가AI컴퓨팅센터의 7월 착공이 실제로 일정대로 진행되는지가 첫 번째 관전 포인트입니다. 두 차례나 유찰됐던 사업인 만큼, 착공 이후에도 예산 집행과 공사 진행 상황을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SPC의 재무 구조와 실제 GPU 도입 일정이 로드맵대로 맞아떨어지는지가 이 사업 성패의 핵심이라고 봅니다.

두 번째는 예타 면제 사업들에 대한 국회의 사후 점검입니다. 하반기 국정감사에서 예타 면제 14건의 실제 집행 현황과 성과가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이 큽니다. 세 번째는 AI 거품론이 실제 예산 삭감이나 정책 방향 수정으로 이어지는지 여부입니다.

네 번째로 눈여겨볼 지점은 GPU 조달 자체의 물리적 제약입니다. 5만 장 규모의 GPU를 확보하겠다는 로드맵은 결국 엔비디아를 비롯한 해외 반도체 공급망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글로벌 AI 반도체 수요가 여전히 공급을 웃도는 상황에서, 한국이 계획한 물량을 제때 확보할 수 있을지는 국내 정책만으로 통제되지 않는 변수입니다. HBM 같은 국산 메모리 반도체가 이 공급망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도 함께 지켜볼 부분입니다. 저는 이 흐름들을 계속 추적해서, 구체적인 변화가 생길 때마다 이 블로그에서 업데이트해볼 생각입니다.

마무리하며

AI 예산 9.9조원이라는 숫자를 처음 봤을 때는 그 규모에 압도됐지만, 하나씩 뜯어보니 결국 중요한 건 이 돈이 어떻게 쓰이느냐는 문제였습니다. 국가AI컴퓨팅센터처럼 두 차례 유찰 끝에 지분구조까지 뒤집어가며 겨우 첫 삽을 뜨는 사업이 있는가 하면, 예타 면제로 손쉽게 풀린 예산도 함께 존재합니다.

공공 정보화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는 이 예산 흐름을 단순히 뉴스로 소비하기보다, 사업 제안의 근거 자료이자 발주기관의 정책 환경을 읽는 창으로 활용하는 게 더 실질적인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AI 예산 9.9조원 편성을 취재하듯 정리하면서 느낀 건, 결국 예산의 크기보다 집행의 디테일이 훨씬 더 중요한 이야기라는 점이었습니다. 국가AI컴퓨팅센터의 착공 일정, 예타 면제 사업들의 실제 성과, 지역 R&D 사업의 집행률 같은 세부 지표들이 앞으로 이 AI 예산 논쟁의 성패를 가를 겁니다. 저는 이 지표들을 계속 추적하면서 의미 있는 변화가 생길 때마다 후속 글로 짚어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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