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성징어의 IT 잉크사이트(IT Ink-Sight) 성징어입니다.
오는 7월 21일 AI기본법이 시행령이 시행된다고 합니다. 이번 시행령에는 지난 1월에 시행된 본 안에서 더 나아가 특히, 공공조달 시장에서 AI 제품·서비스를 우선 고려하는 절차가 이번에 구체화되었는데요. 오늘은 1월 시행과 7월 시행이 정확히 무엇이 다른지, 그리고 이번 시행령이 담고 있는 다섯 가지 핵심 내용을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1월 22일 시행과 7월 21일 시행, 뭐가 다른가
이야기를 명확히 하려면 시간 순으로 짚어야 합니다. 최민희, 이정헌, 장철민, 최보윤 의원 등이 각각 대표 발의한 AI기본법 개정안 9건이 여야 합의를 거쳐 지난해 12월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개정 절차는 올해 1월 20일 마무리됐습니다. 이 개정안 중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개편이나 전문인력 지원처럼 하위법령 없이 곧바로 시행 가능한 사항은 1월 22일 AI기본법 시행일에 맞춰 이미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제가 앞서 다뤘던 고영향 AI 판단 기준이나 생성형 AI 표시 의무 같은 내용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반면 공공분야 AI 도입·활용 촉진처럼 시행령을 통해 세부 절차를 구체화해야 하는 사항은 개정 법률의 시행일인 7월 21일에 시행령과 함께 시행되도록 별도로 못박아뒀습니다. 과기정통부는 이 시행령 개정안을 5월 21일부터 입법예고했고, 규제·법제 심사와 차관·국무회의를 거쳐 7월 21일 시행에 맞춰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리하면 “AI기본법”이라는 하나의 법 안에 시차를 둔 두 개의 시행 트랙이 함께 존재하는 셈입니다.
이번 개정, 왜 이런 방향으로 짜였나
과기정통부는 이번 개정의 배경으로 AI 분야의 급속한 기술 발전과 글로벌 경쟁 심화 대응, 공공분야가 마중물이 되어 AI산업 혁신을 촉진하는 것,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AI 접근성 강화를 꼽았습니다.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개편의 법제화, 공공분야 AI 도입·활용 촉진, AI연구소 설립·운영 근거 마련, AI취약계층 접근성 보장 및 비용 지원 근거 마련, AI 분야 창업 활성화 지원, AI 전문인력 지원, 공공데이터의 학습용데이터 제공 근거 마련, AI기술 활용 교육 지원 등이 개정 법률에 담긴 주요 축입니다.
저는 이 목록을 보면서 이번 개정이 1월 시행 때의 ‘안전·신뢰 확보’라는 방어적 성격과는 결이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1월 시행이 고영향 AI 규율, 딥페이크 표시 의무처럼 위험을 관리하는 쪽에 방점이 있었다면, 이번 7월 시행령은 공공조달과 창업 지원, 연구소 설립처럼 산업을 밀어주는 쪽에 무게가 실려 있습니다. 같은 법이 반년 간격을 두고 규제와 진흥이라는 서로 다른 얼굴을 차례로 드러낸 셈입니다.
가장 큰 변화 — 공공조달 AI 확인제
이번 시행령에서 실무적으로 가장 파급력이 클 항목은 공공조달 시 AI 제품·서비스 우선 고려 제도입니다. AI기본법 제16조 제3항은 국가기관 등이 제품·서비스를 구매하거나 용역을 발주할 때 AI 제품·서비스를 우선 고려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시행령 초안은 이 ‘우선 고려 대상’의 범위를 구체화했습니다.
핵심은 한국인공지능진흥협회가 실제로 AI 기술이 적용됐는지를 확인한 제품·서비스, 그리고 과기정통부가 별도로 고시하는 제품·서비스로 범위를 규정했다는 점입니다. 이른바 ‘AI 제품·서비스 확인제’로, 공공 시장에서 AI를 표방하는 제품의 기술적 실체를 검증하는 첫 공식 절차가 마련되는 셈입니다. 그동안 공공조달 시장에는 AI라는 이름만 붙이고 실질적인 기술은 미미한 제품이 섞여 들어온다는 지적이 꾸준히 있었는데, 이번 확인제가 실제로 작동한다면 이런 사례를 걸러내는 최소한의 장치가 생기는 겁니다.
또한 유연한 제도 운영을 위해 AI 제품·서비스를 고시로 추가 지정할 수 있도록 한 점도 눈에 띕니다. 처음부터 범위를 확정하지 않고, 기술 발전 속도에 맞춰 대상을 넓혀갈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 겁니다. 아울러 AI 제품·서비스 도입으로 국가기관에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담당자에게 고의·중과실이 없다면 면책하는 규정도 함께 적용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동안 공무원들이 AI 도입에 소극적이었던 배경 중 하나로 책임 문제가 꼽혀왔던 만큼, 이 면책 규정이 실제 도입을 촉진하는 효과로 이어질지 지켜볼 대목입니다.
제가 실제로 사업 제안을 준비하면서 느낀 점은, 이런 확인 절차가 생기면 조달 담당 공무원 입장에서는 오히려 의사결정이 쉬워진다는 겁니다. 지금까지는 “이 제품이 진짜 AI가 맞나요”라는 질문에 담당자 스스로 기술적 판단을 내려야 했는데, 이제는 한국인공지능진흥협회의 확인 결과라는 객관적 근거를 가지고 우선 구매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됩니다. 반대로 공급기업 입장에서는 이 확인 절차 자체가 하나의 진입장벽이 될 수도 있습니다. 확인 신청 절차와 소요 기간, 심사 수수료 여부 등 세부 사항이 아직 공개되지 않은 만큼, 사업 일정에 이 확인 절차를 넣어야 하는 기업이라면 시행령 확정 이후 첫 신청 사례가 나오는 시점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AI 취약계층 범위, 누가 새로 포함됐나
AI기본법 제3조 제5항은 AI취약계층을 ‘AI 제품·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자’로 정의하고, 정책 수립 과정에서 이들의 참여를 보장하고 의견을 반영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시행령 초안은 이 범위를 장애인, 65세 이상 고령자, 기초수급권자에 더해 경력단절여성, 구직자, 비수도권 소재 중소기업 재직자, 농어업인까지 넓혔습니다.
고성능 AI 서비스 이용 비용이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접근성 격차가 실질적인 사회·경제적 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더해 AI 제품·서비스 비용지원 대상자의 범위에는 취약계층뿐 아니라 비수도권 소재 대학 인재와 이공계 인력까지 포함됐습니다. 지역과 분야 간 AI 활용 격차를 줄이려는 정부의 의도가 읽히는 대목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경력단절여성’과 ‘구직자’가 취약계층 범주에 들어간 점이 특히 흥미로웠습니다. 그동안 디지털 취약계층 논의가 주로 고령자·장애인 중심이었다면, 이번 시행령은 노동시장 재진입 과정에서 AI 활용 역량 격차를 겪는 계층까지 시야를 넓힌 셈입니다.
AI연구소 설립 요건, 민간 투자의 새 통로
AI기본법 제22조의2는 대학·기업 등이 과기정통부 장관의 허가를 얻어 AI의 개발·활용에 관한 연구소를 설립·운영할 수 있는 근거를 담고 있습니다. 이번 시행령 초안은 이 설립 절차를 구체화해, 다양한 주체가 연구소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하고 설립 요건을 상세화했으며, 국가가 연구소를 폭넓게 지원할 수 있도록 지원 사항을 상세히 규정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AI 창업 활성화를 위한 벤처투자모태펀드 활용 절차도 구체화됐습니다.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중소벤처기업부장관과 협의해 벤처투자모태펀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기존 규정에,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한국벤처투자에 관련 투자계획 수립을 요청할 수 있는 절차가 시행령에 새로 담겼습니다. 대학이나 스타트업이 AI연구소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면, 7월 21일 이후 공개될 세부 설립 요건과 지원 사항을 먼저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공공데이터의 학습용데이터 제공, 실무에 어떤 의미인가
이번 개정 목록에는 공공데이터의 학습용데이터 제공 근거 마련도 포함돼 있습니다. 구체적인 시행령 조문은 아직 상세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공공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를 AI 학습용으로 제공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는 것은 공공 데이터 기반 AI 사업을 기획하는 입장에서 의미가 작지 않습니다.
지금까지는 공공기관이 데이터를 외부에 제공할 때 개인정보 문제나 근거 법령 미비로 인해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근거가 명확해지면 앞으로 발주되는 AI 관련 ISP나 ISMP 사업에서 학습용 데이터 확보 방안을 설계할 때 참고할 조문이 하나 늘어나는 셈입니다. 다만 이 부분 역시 개인정보보호법 3차 기본계획에서 다룬 위험비례 규율체계나 위험평가 절차와 맞물려 돌아갈 가능성이 커서, 두 정책의 세부 지침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함께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원데스크 열흘, 가장 많이 물어본 질문은
7월 21일 시행령을 살펴보기 전에, 1월 22일 시행 당시의 현장 반응을 짚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AI기본법 지원데스크가 개소한 첫 열흘 동안 접수된 상담은 172건으로, 전화 상담 78건과 온라인 상담 94건으로 나뉘었습니다. 온라인 상담 중에서는 제31조 AI 투명성 확보 의무 관련 문의가 53건으로 56.4%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제33조 고영향 AI 확인 문의가 16건, 제2조 정의 관련 문의가 10건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이 통계를 보면 기업들이 가장 헷갈려한 부분이 결국 “우리 서비스가 AI 생성물이라는 걸 어떻게 표시해야 하는가”라는 실무적인 질문이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법 조문을 아무리 정교하게 만들어도, 현장에서는 결국 “그래서 우리는 뭘 하면 되나요”라는 단순한 질문이 가장 많이 나온다는 사실이 저에게는 인상 깊었습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인공지능안전연구소,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소속 전문가들이 24시간 이내 답변을 제공했다고 하니, 이번 7월 시행령에 대해서도 비슷한 지원 창구가 함께 운영될 가능성이 큽니다.
스타트업 현장의 온도차 — “준비가 안 됐다”
1월 시행을 앞두고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국내 AI 스타트업 101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는 응답 기업의 98%가 시행령 대응에 미흡하다고 답했습니다. “대응 방안을 수립하고 준비 중”이라는 응답은 2%에 그쳤고, “내용을 잘 모르고 준비도 안 됐다”와 “법은 알지만 대응이 부족하다”는 응답이 각각 48.5%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습니다. 기업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한 조항은 신뢰성·안전성 인증(27.7%), 데이터 투명성 요건(23.8%), 고영향 AI 지정·등록 의무(17.8%), AI 생성물 표시 의무(15.8%) 순이었습니다.
이 조사가 1월 시행을 앞두고 나온 것이라 이번 7월 시행령에 대한 체감도를 그대로 대변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공공조달 AI 확인제나 AI연구소 설립처럼 새로운 제도가 도입될 때마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정보 접근성 면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이는 패턴이 반복될 가능성은 염두에 둬야 할 것 같습니다. 정부가 최소 1년 이상의 과태료 계도기간을 운영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현장의 목소리를 의식한 조치로 보입니다.
해외는 어떤 속도로 움직이고 있나
AI 규제 시행 속도를 두고 국가별 온도차도 뚜렷합니다. 유럽연합의 AI Act는 2024년 발효 이후 위험 등급별로 순차 적용 일정을 두고 단계적으로 의무를 확대해가는 방식을 택했고, 고위험 AI 시스템에 대한 본격적인 의무는 발효 이후 몇 년에 걸쳐 순차 시행되는 구조입니다. 반면 한국은 기본법 제정과 동시에 비교적 짧은 준비 기간을 두고 시행에 들어간 뒤, 이번처럼 시행령을 통해 세부 사항을 계속 보완해가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이런 차이는 장단이 있습니다. 빠르게 법제화하고 시행령으로 유연하게 보완해가는 한국식 접근은 산업 현장의 변화 속도에 맞춰 제도를 계속 손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기업 입장에서는 법 시행 이후에도 계속 바뀌는 세부 규정을 따라가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저는 이번 7월 시행령처럼 6개월 만에 다시 세부 사항이 갱신되는 패턴이 앞으로도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고, 그래서 이 블로그에서도 AI기본법 관련 소식은 계속 이어서 다룰 생각입니다.

공공 IT 컨설팅 관점에서 지금 준비할 것
여기까지 살펴본 내용을 공공 정보화 사업 관점에서 정리해보겠습니다. 첫째, 발주기관을 상대로 사업을 제안할 때 공공조달 AI 확인제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다는 점을 과업 수행 계획서에 드러내는 편이 좋습니다. 우리 제품·서비스가 한국인공지능진흥협회의 확인 대상에 해당하는지, 향후 고시로 추가 지정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미리 점검해두면 사업 참여 과정에서 유리한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둘째, AI 관련 ISP·ISMP 사업을 기획할 때 공공데이터의 학습용데이터 제공 근거가 마련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데이터 확보 방안 항목에 이 근거를 반영할 수 있는지 검토해볼 만합니다. 셋째, 지역 소재 대학이나 중소기업과 협업하는 사업이라면 이번에 확대된 AI 취약계층 및 비용지원 대상자 범위를 사업 기획 단계에서 참고해, 관련 지원사업과 연계할 여지가 있는지 살펴보시길 권합니다. 넷째, AI연구소 설립을 검토하는 대학이나 기업 고객을 컨설팅하고 있다면, 7월 21일 시행 이후 공개될 구체적인 설립 요건과 국가 지원 사항을 가장 먼저 확인해 실무 자료로 정리해두는 편이 유용할 것 같습니다.
다섯째, 이번 AI기본법 시행령과 앞서 다룬 개인정보 3차 기본계획이 서로 다른 부처(과기정통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정책이지만 결국 공공 AI 사업이라는 같은 실행 현장에서 만난다는 점도 기억해두시면 좋습니다. AI기본법 시행령이 공공조달과 연구소 설립처럼 AI 활용을 밀어주는 쪽이라면, 개인정보 3차 기본계획은 그 활용 과정에서 위험평가라는 안전판을 함께 세우는 쪽입니다. 사업을 기획할 때 이 두 축을 따로 검토하기보다, 하나의 사업 안에서 서로 어떻게 맞물리는지 함께 점검하는 습관을 들이시길 권합니다.
물론 이번 시행령도 아직 입법예고와 규제·법제 심사 단계를 거치는 중이라, 최종 확정 조문은 국무회의를 통과해야 확정됩니다. 저는 시행령이 최종 확정되는 대로 실제 조문과 초안 사이에 달라진 부분이 있는지 다시 한번 짚어볼 생각입니다.
마무리하며
AI기본법 시행령은 같은 법 안에서 규제와 진흥이 시차를 두고 번갈아 등장하는 독특한 사례를 보여줍니다. 1월 시행이 안전과 신뢰라는 방어선을 그렸다면, 7월 시행령은 공공조달과 연구소 설립이라는 성장의 문을 열어주는 쪽에 가깝습니다. 두 흐름이 앞으로 어떻게 맞물려 돌아가는지 지켜보는 것이 올해 하반기 AI 정책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몸담은 조직이나 사업에서는 이번 시행령 중 어떤 항목이 가장 먼저 영향을 줄 것 같으신가요? 공공조달 AI 확인제 대상이 되실 것 같은 분들은 어떤 준비를 시작하셨는지 댓글로 공유해주시면 다음 글의 방향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참고한 글
- 국회도서관 국가전략포털 – 과기정통부, AI기본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공공 활용·취약계층 지원 구체화
- 아주경제 – 과기정통부 AI기본법 7월 시행, 주파수는 신규 경매 대신 재할당
- 이투데이 – AI기본법 지원데스크 운영 열흘 동안 ‘AI 워터마크’ 문의 가장 많았다
함께 보면 좋은 글
- 개인정보 3차 기본계획, AI 원본데이터 학습 어디까지 열리나
- 2026년 정부 AI 예산 9.9조원 시대, 공공 AI 인프라 사업 완벽 정리
- 가짜뉴스법 시행 7월 7일, 플랫폼이 지금 반드시 챙겨야 할 필수 대응 3가지
- 개인정보보호법 개정, CPO·대표자 책임 강화로 본 필수 준비 3가지
- AI 보안 레드티밍 가이드로 본 우리 회사 필수 점검 8단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