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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

by 이페토(Effetto) 2023.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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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 표지

저자 소개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은 일본의 추리 소설계를 대표하는 베스트셀러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이다. 그는 일본 오사카의 이쿠노에서 삼 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그가 미스터리에 눈을 뜬 것은 고교 2학년 무렵으로 고미네 하지메의 아르키메데스는 손을 더럽히지 않는다를 읽고 나서였다고 한다. 이후 마쓰모토 세이초의 점과 선, 제로의 초점을 읽으며 추리소설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그의 초기 작품은 수수께끼 풀이형 추리소설이 많았으며 차츰 인간과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사회파 추리소설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대표작으로는 비밀, 용의자 X의 헌신,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몽환화, 기도의 막이 내릴때, 그대 눈동자에 건배, 백야행, 유성의 인연 등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작품들이 있으며 대다수가 영화와 TV 시리즈로 제작되었다.

줄거리

사건의 발단

“샤쿠하치 소리가 흐르는 가운데 새카만 무대에 스포트라이트가 떨어졌다.” 첫 장면은 한 남자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마술 공연을 하는 모습에서부터 시작된다. 제목에서의 “블랙 쇼맨”에 걸맞은 시작이다. 주인공인 마요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이다. 예비 신랑인 겐타와 결혼식 준비에 여념이 없는데, 고향에서는 동창회가 열린다고 하여 참석할지 말지 고민 중이다. COVID-19로 인하여 정부에서 지역 간 이동을 자제하라는 조치가 떨어지면 동창회에 안 가도 좋을 텐데라는 마음도 든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경찰서에서 온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된다. 바로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얘기였다. 마요는 부랴부랴 짐을 챙겨 고향으로 내려간다. 고향에 도착한 마요는 경찰서로 향하고 그곳에서 형사인 가키타니를 만나 아버지의 시신을 확인했다. 마요는 아버지가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많은 것들이 궁금했지만 가키타니는 타살의 가능성이 있다고만 얘기할 뿐 정확히 어떻게 돌아가셨는지는 얘기해주지 않는다. 마요는 형사와 아버지 집에서 없어진 물건은 없는지 봐주기로 하고 경찰서를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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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요의 마을도 COVID-19의 영향을 받아 지역경제가 아주 힘든 상태인 것 같다. 게다가 ‘환뇌 라비린스’라는 인기 애니메이션에서 주인공이 사는 마을의 모델이 마요의 고향이고 원작자도 그 마을 출신이라 ‘환라비 하우스’라는 주인공의 집을 똑같이 지어 관광 사업을 하려 했지만, 그마저도 엎어졌다. 그 때문에 손해를 본 사람도 적지 않은 듯하다. 형사와의 약속대로 마요는 아버지 집에 갔다. 집은 마치 누가 뒤지기라도 한 것처럼 어지럽혀져 있지만 이상하게도 일관성도 없을뿐더러 없어진 것도 없다.

삼촌의 등장

마요가 한창 집을 둘러보고 있는데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삼촌인 가미오 다케시였다. 그는 능글맞기 그지없으며, 손재주 또한 뛰어나다. 그가 바로 라스베이거스에서 공연하던 블랙 쇼맨이다. 다케시가 멀리 타국에서 갑자기 돌아온 이유는 2년 전에 달아놓은 본인 방에 몰래 달아놓은 감시용 카메라가 작동했기 때문이다. 그 카메라는 누군가 들어오면 동작을 인식하여 촬영 후 다케시의 핸드폰으로 자동 전송되는데, 마요의 아버지가 생전에 환기를 시키기 위해 방에 들어왔을 때 빼고는 작동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모자를 쓴 검은 옷차림의 남자가 방을 뒤지는 장면이 카메라에 찍혀 전송됐고 수상하여 돌아왔던 것이다. 삼촌이 등장하며 소설의 내용 전개는 한층 빨라진다. 수동적으로 경찰들에게 협조했던 마요와는 달리 삼촌인 다케시는 주도적으로 사건을 파헤치려 하는데, 주변 집에 탐문조사도 하고 경찰의 핸드폰을 뒤져 정보를 알아내는 등 마술사 특유의 뛰어난 관찰력과 손재주로 마요와 함께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을 읽고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처음 접한 것은 용의자 X의 헌신이었다. 사실 그마저도 한창 일본 드라마에 빠져있을 당시 드라마로 본 것이라 그의 소설을 읽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용의자 X의 헌신에서도 주인공의 설정과 주변에서 있을 법한 상황 자체가 사람을 바로 몰입하게끔 한다. 일부 추리소설의 경우는 설정만 재밌을 뿐 트릭이나 반전, 상황 자체는 뻔한 경우도 많은데(주인공이 사이코패스인 설정이지만 전혀 사이코패스 같지 않은 경우 등.) 그의 소설은 내용 자체가 치밀하다. 이번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에서도 사무라이 젠이라는 예명을 사용하는 삼촌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것을 보고 신선하다고 생각했다. 또한 설정에서만 그치는 게 아닌 마술사의 손재주와 관찰력 등을 활용하여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주인공의 모습은 다소 불쾌하면서도 통쾌하기도 하다. 멘탈리스트 주인공의 마술사 버전 같다고 할 수 있겠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COVID-19가 유행하는 시대상을 반영한 것도 작품에 몰입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였다. 본 리뷰에서는 소설의 앞부분만 다뤘는데 이후의 사건 전개와 반전이 상당히 흥미로우니 꼭 읽어보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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