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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트렌드코리아2023 검은 토끼 해의 트렌드를 분석한다

by 이페토(Effetto) 2023.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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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6월 달에 접어들었습니다. 뜬금없지만 2023년의 중간이 된 시점에서 트렌드코리아2023이라는 책을 접했는데요. 본래 연초에 읽어서 전년도의 유행을 돌아보고 당해연도를 예측해 보는 것에 적합한 책으로 생각되지만, 늦게나마 흐름을 파악해 보고자 읽게 되었습니다.

본 도서의 저자인 김난도 교수는 2008년부터 지속적으로 우리나라의 트렌드를 예측해 왔고 트렌드코리아 시리즈는 2009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발매되며 국내 최고의 트렌드 전망서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이번 연도는 검은 토끼의 해에 걸맞게 RABBIT JUMP 각 알파벳을 기반으로 한 10개의 트렌드 키워드를 소개하는데요.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책 목차

  1. 2022 대한민국
    • 나노사회로의 전환
    • 대투자 시대 생존법
    • 슬기로운 엔데믹 생활
    • 일상 속 오아시스를 찾아서
    • 메타버스와 내러티브가 만드는 새로운 현실
    • 트렌드코리아 선정 2022년 대한민국 10대 트렌드 상품
  2. 2023 트렌드
    • Redistribution of the Average 평균실종
    • Arrival of a New Office Culture: 'Office Big Bang' 오피스 빅뱅
    • Born Picky, Cherry-sumers 체리슈머
    • Buddis with a Purpose: 'Index Relationships' 인덱스 관계
    • Irresistable! The 'New Demand Strategy' 뉴디맨드 전략
    • Thorough Enjoyment: 'Digging Momentum' 디깅모멘텀
    • Jumply Alpha Generation 알파세대가 온다
    • Unveiling Proactive Technology 선제적 대응기술
    • Magic of Real Spaces 공간력
    • Peter Pan and the Neverland Syndrome 네버랜드 신드롬

2022년은 어땠는가

트렌드라는 건 새롭게 생겨나기도 하지만 대부분 지나간 것에서 발전하거나 파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현재의 흐름을 읽기 위해 지나간 유행을 돌아보는 것이 도움이 되는데요. 본 책에서도 '22년을 돌아보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지난 2022년은 검은 호랑이의 해였습니다. 이름만 보면 호랑이의 기운처럼 활기가 넘치는 해일 것 같았지만 여러 가지 이슈도 많았으며, 특히 국제적인 정세나 상황들에 따라 우리의 개인적인 삶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책에서는 지난해를 어떻게 정의하고 설명하였는지 제가 인상 깊었던 몇 가지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의 삶이 나노화 되었다

2022년은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부분이 나노 단위로 세분화된 해였습니다. 국제적으로 보자면 가장 큰 예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전면전으로 전환됨에 따라 우리 생활에 밀접한 밀가루, 식용유 등 소비 품목의 물가가 폭등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크게 영향을 받게 되었는데요. 이러한 상황에 따라 세계화, 글로벌화를 외치던 것이 무색할 정도로 국가들은 자국의 이익에 따라 뭉치고 대립하는 정세를 보였습니다. 재미있는 부분은 사회 내부의 시장을 구성하는 단위도 나노화 되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직장에 소속되어 일하기보다는 프리랜서가 되어 자유롭게 일하고 싶어 하게 되었고, 사람들의 취향은 더욱 세분화되어 이를 위한 개인 맞춤형 기술이 고도화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인력의 고용과 매출 증대를 위한 서비스 개발이나 광고 등에 시장의 니즈를 맞추기 위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머니러시에 진심이었다

지난해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돈을 투자하는 재테크, 시간을 투자하는 시테크, 좋아하는 것에 투자하는 덕테크에 진심이었다고 합니다. 재테크를 보자면 먼저 경제적 불안정성에 따라 현금을 유동적으로 확보할 수 있으면서도 돈을 모을 수 있는 파킹통장이 유행이었는데요. 파킹통장은 기존 은행 상품들 대비 하루만 예치해도 높은 수준의 금리가 제공된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저 같은 경우도 카카오뱅크에 파킹통장을 개설하여 매달 저금하고 있는데, 금리가 높은 대신 짧은 기간 내 목돈을 모으기 좋은 상품이었습니다. 또한 소액 투자가 유행하였다고 합니다. 저는 해보지 않았지만 제 주변에 토스를 이용하는 분들의 경우 정말 작은 수점 단위로 투자가 진행된다는 것이 흥미로운 점이었습니다. 이전에는 아직 사회 초년생인 2030세대들은 자본이 넉넉하지 않아 우리가 알만한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기 쉽지 않았으나 소액 투자 상품이 생기면서 폭넓은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해졌습니다.

시테크 또한 유행이었는데요. 시테크란 소비자가 자신의 시간을 할애한 만큼 수익의 형태로 대가를 받는 것을 의미합니다. 말이 조금 어렵지만 주변에 시테크를 하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캐시워크를 들 수 있겠습니다. 저도 캐시워크를 해서 커피를 사 먹거나 편의점을 이용하고 있는데, 캐시워치를 구매하게 되면 최대 200원까지 적립할 수 있으니 꽤나 쏠쏠해서 자주 이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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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나 아프리카TV 같은 플랫폼에서 실시간 방송을 시청하시는 분들이시라면 스터디 윗미라는 방송을 많이 보셨을 겁니다. 이전에는 개인의 일상을 촬영하여 공유하는 브이로그가 인기였는데, 거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실시간으로 시청자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스터디 윗미(Study with me) 뿐만 아니라 워크 윗미(Work with me), 클린 윗미(Clean with me) 등 다양한 '~윗미' 콘텐츠가 존재하는데, 시청자들은 무언가를 함께하는 듯한 느낌을 가지며 채널을 구독하거나 후원을 하고, 콘텐츠 생산자들은 자신의 시간을 실시간으로 공유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처음 이러한 콘텐츠를 접했을 때 개인적으로는 이게 무슨 재미가 있어서 보나 싶었지만 공부, 청소, 운동 등을 혼자서 하기 싫거나 하는 도중 따분해질 때 틀어놓으면 누군가와 가까이서 같이 한다는 느낌이 들어 생각보다 도움이 되었습니다.

지난해 우리는 취미 또한 진심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덕테크가 유행이었는데요. 덕테크란 덕질과 재테크가 합쳐진 합성어좋아하는 콘텐츠에 투자하거나 좋아하는 취미로 N잡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책에 나온 예시로 K-콘텐츠 투자 플랫폼인 펀더풀은 우리나라의 영화, 공연, 전시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온라인 소액 공모 형식으로 투자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여기까지 제가 책에서 인상 깊게 읽었던 지난 2022년의 트렌드였습니다. 지난해는 국제적으로나 우리 사회적으로나 세분화되고 갈라지고 그에 따라 소비의 형태, 부를 축적하는 형태도 많은 변화를 보인 시기였다고 생각됩니다.

책으로 보는 2023년 트렌드

평균이 사라지고 있다

우리는 보통 집단을 대표하는 것을 양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평균을 많이 사용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평균이라는 것이 무의미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2년 간의 코로나 팬데믹은 우리에게 경제, 사회, 교육 등 모든 영역에서 양극화가 진행될 만큼 차별적인 영향을 미쳤는데요. 개인의 취향이나 상황에 맞춘 맞춤화 경향이 강해지면서 중간 시장의 전형성이 사라졌고 플랫폼 경제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발달하면서 승자독식의 쏠림이 심화되었다고 합니다. 말이 조금 어려운데요. 쉽게 얘기하자면 코로나로 인해 우리 삶에, 특히 경제적인 부분에 많은 영향이 왔고 이로 인해 빈곤한 사람들은 더욱 힘든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경제적인 부분이 해결되지 않으니 교육의 격차, 문화생활의 격차 등 양극화 현상이 생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2022년의 트렌드 키워드였던 나노사회에서 발전하여 소비자들의 니즈는 더욱 세분화되었고 기업들 또한 시장의 변화에 따라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맞춤형 서비스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세분화되고 개인에 맞춰지다 보니 평균적인 품질의 제품과 서비스는 더 이상 각광받지 못하게 되었으며 이 또한 시장의 양극화로 발전되게 되었습니다. 초고가나 초저가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한편 중간 수준의 제품을 고려하는 소비자는 줄어들었으며, 이에 따라 짠테크 열풍이 다시 불게 되었고 2030세대 중심의 프리미엄 시장 또한 부상하게 되었습니다.

오늘날의 짠테크와 프리미엄 시장

오늘날의 짠테크의 모습은 무언가를 덜 쓰는 게 아니라 쪼개 쓰는 형태로 발전했습니다. 이러한 소비형태를 보이는 소비자들을 책에서는 체리슈머라고 표현하는데요. 이들의 소비 형태는 구독 형태의 서비스와 맞물리면서 더욱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되었습니다. 구독 서비스의 대표적으로 생각되는 OTT 서비스를 예로 들어보자면 넷플릭스, 왓챠, 티빙, 웨이브 등 다양한 영상 플랫폼 내에는 셀 수도 없을 만큼 수많은 콘텐츠들이 존재하며, 각 OTT 서비스에서 자체제작하거나 독점으로 서비스하는 콘텐츠도 존재합니다. 소비자들은 보고 싶은 콘텐츠가 각각 다른 OTT에서 제공되면 자연스럽게 둘 다 구독하는 게 되는데 매달 지출되는 금액이 늘어나게 되니 부담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체리슈머들은 보고 싶은 콘텐츠를 다 볼 때까지만 구독하고 해지하는 형태로 쪼개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프리미엄 시장은 어떤 게 있을까요?

프리미엄 시장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스몰 럭셔리 트렌드를 이어나가고 있는데, 오늘날의 젊은 세대들은 다른 분야에서 아낀 비용(OTT 서비스를 쪼개서 사용하여 아낀 금액 등)을 1인당 20만 원 넘는 한우 오마카세, 특급호텔 스위트룸 숙박 등특별한 경험을 하는 것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양극단으로 갈라진 소비 시장은 금융과 영상 콘텐츠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금융 시장의 경우 극안전 자산과 극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바벨전략이 유행이 되는가 하면 영상 콘텐츠 시장에서는 숏폼이 유행하는 듯하더니 롱폼도 유행하여 양극화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신기하게도 저도 지금 하고 있는 블로그도 다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보면 저 또한 양극화 현상에 휩쓸려 최근 블로그를 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책에서는 이제 기업과 기관들이 평균이라는 안전지대에서 벗어나야 할 때라고 이야기합니다. 양극단의 방향성을 선택하는 양자택을 전략을 취하거나 소수집단에 효용을 제공하는 초다극화 전략 또는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하는 승자독식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트렌드를 읽기에 이만한 게 없다

트렌드코리아2023에서 소개한 키워드 중 평균 실종과 체리슈머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보았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느낀 점은 우리 생활과 밀접한 키워드를 중심으로 트렌드를 잘 설명해주고 있는 책이라는 점입니다. 위에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팬데믹에 의하여 시작된 재택근무에 대한 내용, 인스타그램 등 SNS 서비스를 중심으로 확산된 오늘날 세대들의 인간관계, 어린 시절의 결핍이 경제력을 갖춘 성인들에게 키덜트 등의 소비형태로 나타나는 네버랜드 신드롬 등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닌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이 겪고 있는 사회 현상과 트렌드 대해 공감을 불러일으키면서도 재미있게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제목만 보면 어려운 책일 것 같아 두려움이 들지도 모르겠지만 가볍게 읽어도 유익한 정보를 많이 얻어갈 수 있는 책이니 관심 있으신 분이 계시다면 꼭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개인적으로 내년에 발간될 2024년 내용도 기대됩니다.

 

끝까지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이 글에 투자한 10분이 당신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이 되길 바랍니다.

이상 10분 책 리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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